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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세대 ‘내 집 마련→결혼→자녀’ 순

치솟는 주택 가격이 젊은 세대의 인생 목표까지 바꾸고 있다. 흔히 아메리칸드림으로 대변되는 내 집 마련은 결혼, 자녀 출산에 뒤이은 마지막 과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10여 년간 주택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젊은 층 사이에서 내 집 마련을 아메리칸드림 실현의 첫 번째 순서로 시작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USA 투데이가 최근 급변하고 있는 젊은 층의 인생 패턴을 자세히 분석했다.


■ ‘내 집 마련 뒤 결혼’으로 바꾸니 홀가분




오하이오 주 리마에 거주하는 덕 샌더스(26)는 결혼을 먼저 하고 집을 장만하겠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 집을 구입하려면 적어도 남편과 부인 2명의 소득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대학을 졸업한 샌더스는 한 맥주 회사의 영업직 직원으로 취직하고 부모님 집에 얹혀 살기 시작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직장 생활을 보낸 덕택에 월급은 다달이 쌓여갔고 영업 책임자로 승진하면서 월급이 쌓이는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은행 계좌에 약 2만 달러의 돈이 모였을 때 샌더스는 집을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운페이먼트로 충분할 것 같다”라는 샌더스는 “부모님 집에서 독립해 임대를 하느니 내 집을 장만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결혼부터 하고 집을 구입하겠다는 평소 생각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샌더스는 결국 지난해 10월 독신의 신분으로 부모님의 도움을 조금 받아 약 12만 달러 규모의 생애 첫 주택을 장만하는데 성공했다. “결혼 상대자, 직업 선택, 주택 구입 등 세 가지 중요한 인생 결정이 있다고 한다”라는 샌더스는 “그중 한 가지를 일찍 포기하니 홀가분하다”라고 이야기한다.


■ 주택 시장 독신자 위주로 재편


샌더스는 최근 결혼보다 내 집 마련을 먼저 이루는 수많은 젊은이 중 한 명에 불과하다. 주택 매매 정보 업체 ‘하우스’(Haus)가 연방 센서스국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전체 주택 보유자 중 독신 주택 보유자는 사상 최고 비율인 약 38.4%를 기록했다. 주택 보유자 3명 중 1명이 독신이라는 조사 결과로 가파르게 오르는 주택 가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남편과 부부라는 전통적인 가구 형태가 아닌 독신 등 과거와 다른 가구 형태로 주택 구입에 나서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독신 보유자 증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주택 시장의 판도마저 뒤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부부 및 자녀 위주의 가구보다는 독신자 수요에 맞는 주택 위주로 주택 공급 시장이 바뀔 것이란 전망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전국 주택 건축업 협회’(NAHB)에 따르면 독신자를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는 2,400평방 피트 미만의 신규 주택 공급이 2015년 전체 중 약 47%에서 2018년 약 51%로 상승했다.


■ 독신 부추기는 사회적 배경




독신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사회 및 경제 상황이 독신자 주택 보유자를 양산하고 있다. 하우스의 조사에 따르면 2018년 18세~34세 중 독신자 비율은 약 72.3%로 불과 10년 전의 약 67.2%에 비해 급등했다. 랠프 맥래플린 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결혼 연령이 높아지는 트렌드가 자리 잡은 지 이미 오래다”라며 “이 같은 현상은 여성 사이에서 더욱 뚜렷하다”라고 설명했다.


맥래플린 이코노미스트는 1940년대부터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면서 결혼 연령이 늦춰지기 시작했다고 지적하면서 2000년부터 직업을 찾으려는 여성의 비율이 급격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직장 내 여성의 위치가 높아지고 근무 시간도 많아지면서 결국 결혼과 자녀 출산을 미루고 내 집부터 장만하는 여성이 늘기 시작했다.


■ 밀레니얼, 결혼보다 부동산 구입이 우선


불과 10년 전 경기 대침체를 생생하게 경험한 밀레니엄 세대에게 결혼의 중요성이 크게 낮아졌다. 대신 언제 올지 모를 침체를 대비해 안정적인 직업을 구하고 서둘러 자산을 쌓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밀레니엄 세대가 대부분이다.


이런 젊은 세대에게는 결혼 보다 주택 구입이 무엇보다 급선무다. 부동산 자산을 빨리 축적할 수 있는 요즘과 같은 주택 가격 상승 기회를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맥래플린 이코노미스트는 “요즘 젊은 세대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주택을 임대하는 것보다 구입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 황혼 이혼에 독신 주택 보유자 급증


최근 황혼 이혼이 급증한 것도 독신자 주택 보유자 증가 원인으로 지적된다. 조사에 따르면 2008년 약 13.8%였던 55세 이상 이혼율은 2018년 약 16.1%로 껑충 뛰었다. 결혼 연령대가 상대적으로 낮은 베이비 부머 세대가 자녀 성장과 출가를 기다렸다가 갈라서는 경우가 부쩍 늘고 있다는 조사 결과다. 황혼 이혼이 발생하면 배우자 중 한 명이 주택을 보유하고 다른 배우자는 작은 집을 구입하거나 둘 다 각자 새 집을 구입하는 등 어떤 형태로든 독신자 주택 보유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 부부 아닌 다른 가구 형태로 공동 구매


젊은 층의 경제 사정이 전보다 나아졌지만 주택 구입 사정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그래서 최근 많이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가 친구 및 파트너와 주택을 공동 구매하는 현상이다. ‘전국 부동산 중개인 협회’(NAR)에 따르면 지난해 미혼 동거인 주택 구입 비율은 전체 중 약 9%로 전년도(약 8%)보다 상승했다.


이 밖에도 룸메이트 형태의 구입도 약 3%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룸메이트 형태의 경우 2명이 주택 소유주로 등록되는 경우도 있고 한 명이 소유주인 경우 나머지 한 명은 임대료를 납부해 주거비를 충당하기도 한다. 제시카 라우츠 NAR 부대표는 “최근 젊은 세대가 각자만의 창의적인 방법으로 아메리칸드림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 한국일보 발취]


# 2030 내집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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